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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이부동 회원전, 인사동에서 열려

배돋문화공간 회원작품전
등록날짜 [ 2016년07월19일 18시30분 ]

화이부동 회원전



<배돋 전시 서문>
‘和而不同’ 展- 조화로움 속에서 색다름을 찾다.
_임태규 (예술철학 박사, 한국화가)

이 전시에는 다양한 작가들이 참여하고 있다. 이들이 살아 온 환경을 비롯해 지금의 삶의 모습도 매우 이채롭다. 연배 또한 다양해서 젊게는 이십대에서 고희를 넘긴 작가도 있어 각자가 짊어진 삶의 무게와 깊이가 다르다는 것이다.

이렇게 모인 작가들의 다양한 세대를 염두에 두고, 참여 작가들이 살아온 지난했던 우리의 과거를 회고하면, 5·60년대에 유년기를 보낸 이들이 떠올리는 기억은 전후 가난과 보릿고개와 등잔불 그름에 시커매진 콧물을 닦아내던 아침 세수, 그리고 진한 디젤 냄새를 풍기며 신작로를 털털거리며 달리던 삼판 트럭이 떠오를 것이다.

우리는 이 트럭을 제무시[GMC]라 불렀다. 6·70년대에 어린 시절을 보낸 이들의 기억 속에는 월남 파병과 경부고속도로, 예비군 창설과 새마을 운동, 그리고 학교 건물의 중앙 외벽을 가득채운 100억불 수출과 1,000불 소득, 반공 방첩이라는 붉은색의 커다란 문구를 떠올릴 것이다. 당시의 먹거리를 떠올리면 삼양라면과 라면땅, 특별히 소풍이라도 갈 때에만 먹어볼 수 있었던 새우깡과 큼직한 사이다병을 기억해낼 것이다.

7·80년대의 어린 시절을 떠올리면 거리를 매케하게 채웠던 최루탄 냄새와 빈번했던 민중항쟁과 민주주의에 대한 열망, 그리고 젊음을 상징하던 청바지와 통기타, 장발단속을 떠올릴 것이다. 당시의 젊은이들은 뽀얀 담배 연기로 가득한 다방, 그 한쪽 구석에 자리한 Music Box와 장발의 DJ오빠, 그리고 Lp판을 통해 흘러나오는 비틀즈의 팝송들을 기억할 것이다. 8·90년대는 민주화의 바람과 자유로운 거리 풍경, 눈부신 성장으로 기억되는 도시 환경의 변모와 길을 가득 메운 자동차와 지하철, 그리고 맥도날드와 햄버거를 떠올리게 된다.

가슴 아팠지만 따뜻하게 서로를 감싸 안았던 지나온 역사의 뒤안길에서 이제는 고층빌딩으로 가득 채워진 거리 풍경과 첨단 산업의 풍요가 빚어낸 발 빠른 문화적 변모를 감당해야 하는 것이 우리의 현재 모습이다. 지금껏 각자가 살아 온 시기와 주어진 삶의 환경은 다르지만, 우리는 그 다름의 차이에도 불구하고, 동일한 공간속에서 각기 다른 방식으로 급속하게 진행되는 세계의 변모를 감당해내고 있는 것이다.

그 모든 차이도 무릅쓰고 이들은 모두 그림에 대한 열망으로 현재 삶을 공유하고 있다. 이들의 그림에는 먼 길도 마다않는 열정이, 때로는 고달픈 몸을 아끼지 않는 수고로움이, 무엇보다도 정신적 성취에 대한 열망이 진하게 배어 있다. 이 때문인지 작가들은 그림을 통해 서로 다른 삶의 체험을 진솔하게, 그리고 조심스럽게 펼쳐내고 있다.

각자가 떠올리는 기억과 마음속의 회한이나 자신에게 익숙한 감성의 차이는 있지만 바쁜 시간을 아껴 벼루 위에 먹을 갈고 뾰족하고 부드러워 쉽게 쓰기 힘든 붓끝을 모으고 세운다. 까다로운 채색을 익히기 위해 한지 위에 옅은 물감을 쌓고 또 쌓아서 두터움이 만들어내는 형상을 마주하면서, 동양 회화의 그윽한 미감에 도취되곤 한다.

그래서인지 이들의 그림에서 각자의 삶의 궤적에 따라 잠재된 미완의 욕망이, 스스로의 삶을 환기시키려는 듯 보이는 종교적 승화가, 따듯한 손길로 세계를 보듬으려는 마음이, 그리고 언뜻언뜻 삶의 일탈을 꿈꾸는 순수한 자취들이 찾아진다.

이들의 모습에서 ‘和而不同’을 체현하려는 순수한 의도가 연상된다. 서로 다른 삶의 궤적이 만들어낸 감성을 각자의 목소리로 표상하고 있지만, 마치 아름다운 합창을 듣는 듯하다. 이러한 모습이 어떤 이들에게는 마치 지난한 삶을 보상받으려는 뒤늦은 여유로 비춰질 수도 있겠지만, 나는 오히려 그 여유가 자신의 삶을 승화시키려는 최소한의 순수한 몸부림으로 느껴진다.

그래서 나는 이번 전시회에 더욱 진한 박수를 보내고 싶다.

장소: 가나아트스페이스 3층(인사동)

기간: 2016년 7월 13일~25일까지

심성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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