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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진교 의원, "인천 남동구청장 시절 국정원 사찰 받아"

사찰 문건의 ‘부모스쿨’ 포스터 공개…당시 국정원의 언론 및 보수단체 동원 의혹 제기
등록날짜 [ 2021년02월18일 14시45분 ]

[국민TV 김권범 기자] 배진교 국회의원(정의당, 비례)이 민선5기 인천 남동구청장 시절 국정원의 사찰을 받은 문건을 공개하고 "당시 국정원의 여당(현 야당) 시‧도당 동원 의혹"과 "국정원의 언론 및 보수단체 동원 의혹"을 제기했다.

배진교 의원이 국정원 사찰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배진교 의원실]
배진교 의원은 18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사찰 당시에도 막연하게 사찰이 행해지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고, 그 막연한 두려움만으로도 저는 자신의 행동과 구정을 항상 스스로 검열해야 했다. 그리고 문건을 받아본 뒤, 그 불쾌함과 괴로움이 전혀 아물지 않고 생생히 되살아남을 느꼈다"면서 "작년, 저의 남동구청장 시절 사찰 관련 자료를 국정원에 정보공개 청구했고, 받아 본 사찰 문건의 내용은 저의 상상을 뛰어넘을 정도로 세세하고, 악의적인 내용들이다"고 분개했다.

 

배 의원은 "문건의 제목부터가 ‘야권 지자체장의 국정운영 저해 실태 및 고려사항’이다. 이명박 정부에 순종적이지 않으면 국정운영을 저해한다고 보는, 반민주주의적인 인식이다"고 주장했다.

 

이어 "(사찰 문건)첫째 페이지 중간에 보면, ‘좌파강사를 동원한 각종 강연회‧특강 주선으로 지역사회 종북의식을 주입했다’는 내용이 나와 있고, 그 예시로 제가 언급된다. ‘부모스쿨’을 운영하며 강사진에 전교조, 민주노총 출신을 배치했다는 것이다"면서 "여섯번째 페이지 표에도 같은 내용이 나온다. 하단에 '지역사회 이념 오염 조장'이라는 부분이 있다. 지역 학부모 등을 대상으로 강좌를 개설해서 종북 좌파 논리를 전파하고 정부정책에 비판적인 여론을 조성한다는 것이다. 지목된 강좌는 ‘2011 남동 희망교육 부모스쿨’이다"고 설명했다.

 

배 의원은 당시 강좌의 홍보 포스터를 보이며 "이 강좌는 제가 2010년 지방선거 당시, 남동구청장 후보로서 내세운 <혁신학교 추진> 공약의 일환으로, 개설된 강좌 프로그램이었다"며 "►1회 강좌, 21세기 학교의 새로운 비전 ‘배움의 공동체’ ►2회 강좌, 핀란드 교육을 통해서 본 우리 교육의 과제 ►3회 강좌, 사유하는 부모가 자녀들의 희망을 만든다 ►4회 강좌, 우리 시대, 행복한 부모로 살아가는 법 ►5회 강좌, 자녀와 소통하기 – 부모코칭이다"고 당시 강좌 홍보포스터 제목을 소개했다.
 

이어 "이게 종북 논리입니까? 아이들과 학부모를 무조건 무한 경쟁 속으로 밀어넣고, 성적 올리고 좋은 대학 가는 게 최고라고 말하면 ‘건전한 논리’고, 좀 더 나아지기 위해서 생각을 바꿔보고 외국의 사례를 공부하면 ‘종북 논리’가 된다는 식"이라고 강변했다.

 

또 그는 "이런 사찰과 왜곡은 과거 군사독재정권에서나 벌어질 일이다. 사찰 문건에 쓰인 표현과 인식을 보면 이명박 정권의 국정원이 정신적으로 냉전시대에서 한발짝도 나아가지 못하고 있었다는 생각이 들지 않을 수 없다. 제가 종북좌파인물의 제도권 내 활동기반을 마련했다는 내용도 마찬가지이다. 정책자문단을 확대하고 종북인물을 대거 기용했다는 것인데, 그들이 종북이라는 근거가 정말 황당하다. 전국공무원노동조합 인천 남동지부장 출신으로 해임됐으며, 현재 좌파단체에서 활동 중이라는 것이다. 과거 이력에 따라서 사람을 제멋대로 색칠하는 주제에 누구에게 종북이라고 하는지, 어이가 없다"고 말했다.

 

배 의원은 문건을 자세히 뜯어보면 볼수록 사찰이 개인적 이력에서부터 정책, 인사, 예산에 이르기까지 전방위적이고 매우 세밀하게 체계적으로 이뤄졌다는 사실을 쉽게 알수 있는데, 그 중에서도 충격적인 내용이 하나 더 있어서 소개한다면서 "(사찰 문건)두 번째 페이지 아랫부분 제목 '당‧정은 가용수단을 총동원하여 야권 지자체장들의 국익‧정책 엇박자 행보를 적극 견제‧차단함으로써 국정결실기 안정적인 국정운영을 뒷받침' 그 아래에는 실제 예산에서 불이익을 주겠다는 내용이 이어지는데 '시‧도당은 지방의회 행정사무감사 및 현안 질의시, 지자체장의 국정 비협조 사례 등을 집중 추궁하는 등 견제를 강화'해야 한다고 적혀 있는데, 앞 부분에 몇 글자가 지워져 있다. 과연 이게 어디 시도당을 말하는 것이겠는가? 저는 여기에 당시 여당의 이름이 적혀있었을 것이라고 추측한다. 국정원이 이 보고서를 통해, 당시 여당을 동원해서 자신들의 인식을 퍼뜨리고 야권 지자체장들을 견제했음을 유추해 볼 수 있는 부분이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또한 그는 "(사찰 문건)마지막 검정색 5번은 '건전언론 밎 보수단체와 협조, 규탄성명 발표‧항의집회 개최 등으로 지역내 비판여론 조성을 통해 지자체장의 독단적 행보 저지'라고 되어 있다. 박근혜 정부시절 불거진 보수단체 관변집회 배후조종이 이명박 정부 시절부터 기획되고 이뤄져 왔을 것이라는 합리적인 추측이 드는 부분이다"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배진교 의원은 "이 기막힌 사건은 저와 문건에 등장하는 사람들만의 문제가 아니다. 광역지자체장이나 기초지자체장에게도 이렇게 사찰이 이뤄지고 이념의 칼날을 들이댔는데, 힘 없는 일반 국민에게는 어땠겠는가? 활동이력으로 사람을 색칠하고, 그들을 한 뭉텅이로 종북좌파라는 딱지를 붙여서 실제 불이익까지 주었다. 이는 사실상의 블랙리스트 작성이다. 박근혜 정부 블랙리스트의 뿌리는 이명박 정부였을지 모른다"면서 "이 문건의 작성자는 직권남용의 소지가 있다, 24명의 기초지자체장, 8명의 광역지자체장, 그리고 문건에 등장하는 모든 분들과 함께 형사고발과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검토할 것이다"고 밝혔다.

김권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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