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쓴이] 함께걸음인천장애인자립생활센터 정다희 사회복지사  

다가오는 4·15 총선에서 '인천의 정치 1번지' 남동구갑에 출사표를 던진 미래통합당 유정복 후보가 2일 출정식을 가졌다. 인천의 희망을 열겠다는 유 후보, 하지만 그 희망 안에 장애인은 배제되어 있었다.

유 후보의 출정식이 있던 2일, 함께걸음인천장애인IL센터에서는 인천시 국회의원 후보들의 선거사무소를 라운딩하며 장애인 편의시설을 위한 모니터링을 진행하고 있었다. 선거사무소의 ▲입구 경사로▲내부 엘리베이터▲장애인 주차장▲장애인 화장실 등이 설치되어 있는지를 확인하고, 휠체어가 출입하기 어려운 입구나 시설관리법에 맞추어 제대로 관리되지 않은 장애인 화장실을 사진 촬영하여 개선이 필요한 사항을 점검하고 나아가 개선을 요구하는 IL센터의 권익 옹호 활동이다. 해당 활동은 2018년 지방선거를 대비하기 위해 시작되어, 현재 지역 내 거주 장애인들의 응원을 받아 지속되고 있는 사업이다.

하지만, 지난 2일 오후 한 시 경 해당 선거사무소가 설치된 건물에 방문해 위 사항을 점검하는 동안 사무소 직원으로 보이는 사람이 모니터링단인 대학생들에게 무엇을 하고 있느냐고 나무라며, 사전 허락 없이 선거사무소 내부를 점검하는 것은 불법이라고 매섭게 몰아붙였다. 이날 모니터링을 진행하던 여성들은 IL센터에서 사회복지실습을 진행하던 대학생들로, IL센터의 장애인 권익 옹호 사업의 체험을 위해 과제를 수행하던 중이었다. 유 후보의 선거사무소 직원은 장애인 인권신장에 도움이 되고자 노력하던 학생들을 범법자로 몰며 겁을 주는 것도 모자라, 학생들의 인적사항을 확인하며 그 자리에서 학생들의 핸드폰으로 전화를 해, 본인 핸드폰이 맞는지 확인하는 행동을 보였다.

우리는 권역별 후보 선거사무소가 설치된 목적을 알고 있다. 해당 권역 시민들과 소통해 가까이에서 지역의 목소리를 귀 담아 듣고, 정치인으로서 또 시민의 한 사람으로서 모두가 살기 좋은 세상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겠다는 의미이다.

하지만, 유 후보 선거사무소에서 보인 행동은 시민의 한 사람인 장애인 유권자의 정치 참여를 배제하고,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당연히 누려야 하는 참정권을 무시하는 행동이라 할 수 있다.

무너져가는 경제를 살리고 남동구를 수도권 최고의 살기 좋은 도시로 발전시킬 것이라던 유 후보. 유 후보가 말하는 살기 좋은 도시에 남동구에 거주하고 있는 장애인은 존재하지 않는 것인가 묻고 싶다.

마지막으로, 일정 연령의 대한민국 사람들이라면 누군 든지 선거에 참여할 수 있고, 유권자로서 자신의 영향력을 보일 수 있다. 비장애인의 경우 인터넷으로, 핸드폰으로, 선거공보물로, 외출 중 마주치는 선거운동으로 다양한 방법을 통해 선거권을 행사할 수 있다. 하지만 이들에 비해 핸드폰이나 인터넷 이용, 외출이 자유롭지 않은 장애인의 선거참정권은 제한되는 상황이다. 무심히 일어나는 이러한 차별들을 바꾸기 위해 수많은 장애인 운동가들이 자신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으며, 자신의 권리를 빛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러한 노력 덕분에 우리 사회는 장애인의 권리를 위한 작은 변화들을 겪고 있다.
 
남은 12일, 비단 장애인뿐만 아니라 시민 한 사람의 배제도 없이 모두가 평등한 기회를 누리며 미래를 꿈꾸는 선거운동이 진행되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