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여의도에 위치한 국회의사당에는 지붕이 열리면 로보트 태권브이가 나온다는 속설이 있다. 그만큼 그 안에서는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문이 꽉 닫혀있어 내부를 알 수 없다는 우리 국회의 폐쇄성을 암시하고 있는 이야기인 셈. 하지만 이번에 대한민국 국회에 대한 국민들의 인식을 새롭게 변화시켜줄 신간이 하나 출간돼 화제다.
재선의 현역 국회의원인 새누리당 홍일표 의원은 지난 21일 ‘국회 속의 인문학’이란 책을 펴냈다. 이 책은 국회 회의록을 통해서 우리 현대사에 대한 깊은 이해와 인문학적 교양을 갖는 데 도움을 주는 동시에 재미까지 더할 것으로 예상된다.
‘국회 속의 인문학’은 해방 이후 회의록을 통해 국회의 역할과 참모습을 알리고 정쟁에 지친 국민들에게 우리나라 정치에 대한 희망을 갖게 하고자 하는 목적으로 집필됐다.
이 책은 대한민국 현대사에 있어서 중요한 사안임에도 불구하고 정치적 사건에 가려질 수밖에 없었던 사안들을 국회 회의록을 중심으로 분석, 소개한다.
‘국회 속의 인문학’에서는 대한민국 국호, 단군의 실존 여부 등 우리나라의 정체성과 관련된 사안들부터 시작해 간통죄와 동성동본, 야간 통행금지 등 우리 풍속에 관련한 사안에 이르기까지 현대사의 변화과정에 관한 방대한 역사적 진실들을 자세히 기록하고 있다. 이는 우리나라의 정체성에 관련된 사안들이 국회에서 어떻게 다뤄지는지 보여주며, 계속해서 변화하는 시대상·사회상을 반영해 현대사를 바라보는 이들의 통찰력을 기르는 데 많은 도움이 될 것으로 판단된다.
또한 입시부정, 종교분규, 군납부정 등도 다루고 있어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뜨거운 감자 ‘교육, 종교, 군’에 관한 사건사고를 다뤄 눈길을 끈다. 특히 ‘자유부인과 박인수 사건’, ‘이 대통령 탄신일에는’ 등 흥미를 끄는 사안도 포함해 독자들로 하여금 심심할 틈이 없게 만든다.
더군다나 국회 회의록의 원문을 그대로 수록해 당시의 생생한 분위기를 느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모든 사안에 대해 뜨겁게 논쟁하는 의원들의 육성을 직접 듣는 듯한 느낌을 전달받을 수 있을 것이다.
저자 홍일표 의원은 서문에서 “정략을 통한 정쟁이 멈추지 않는 곳이 국회이지만, 현실에서 국가와 국민 또 인간이 부딪치는 모든 사안에 대해 가장 깊이 고민하면서 새로운 길을 찾아나가는 것도 국회가 하는 일이다”고 밝히며 국회의 역할에 대한 인식의 새로운 변화를 강조했다. |